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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25일 20:16 최지은 기자

"살려주세요, 남편 총 맞았다" 다급한 목소리…"그 날" 녹취록엔

25일 뉴스1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숨진 A씨(33)의 아내는 지난 20일 오후 9시31분 112에 처음 신고를 접수했다. 그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O동 O호예요"라며 "누가 총을 쐈어요. 저희 남편이 총을 맞았어요. 빨리 와주세요"라고 요청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이 '남편이 어떻게 하고 있냐'고 묻자 A씨 아내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빨리 방으로 들어가"라고 재촉했다. 경찰관은 다시 한번 위치를 확인한 뒤 "총을 쐈냐"고 되물었고, A씨 아내는 "네 총을 총을 만들어 갖고 오셨어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애들이 있고 (총에) 배를 좀 맞았다. 빨리 와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경찰관이 '아버지가 술을 드신 거냐"고 물었고 A씨 아내는 "아니에요 생신 파티 중에 잠깐 밖에 나가셨어요"라고 답했다.

또 "나갔다 총 만들어서 오신 거라고요"라는 경찰관 물음에 "네 빨리 좀 와주세요. 앰뷸런스 불러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관이 '안전한 곳에 계셔라. 구급차와 함께 가겠다'고 했으나 A씨 아내는 대답하지 못한 채 아이들을 진정시키는 소리와 함께 전화를 끊었다.

피의자 B씨(62)의 생일파티가 열리는 동안 방 안에 있어 상황을 몰랐던 외국인 가정 교사 C씨는 총소리를 듣고 밖으로 뛰쳐나가 아래층에 구조를 요청했다.

당시 C씨 대신 경찰에 신고한 주민은 "여기 누가 총을 들고 있다고 외국인이 들어와서 그러거든요. 빨리 출동해주세요. 빨리빨리"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중 한 분이 외국인이에요. 외국인인데 이 사람이 우리 집으로 도와달라고 왔어요"라며 "지금 울고 패닉상태"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안방으로 숨은 A씨 아내는 B씨가 가정교사를 뒤쫓아 밖으로 나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에 원격 장치로 현관문을 열 수 있다고 경찰에 알린 뒤 "아버지 안에서 장전하고 계세요. 조심하세요"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아내는 또 "현관 말고도 테라스를 통해 들어올 수 있다"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에 경찰관은 "현장에 있는 경찰관에 전화드리라고 하겠다"고 했으나 연락은 곧장 오지 않았다.

A씨 아내는 다시 112에 전화해 "(현장에 있는 경찰관에게) 전화가 오지 않는다. 빨리 들어와 달라"며 "남편 죽으면 어떡해요. 빨리 전화주세요"라고 애원했다. A씨와 경찰의 통화는 약 2분간 이어졌다.

112상황실은 최고 단계 긴급 지령인 '코드 제로(0)'를 발령하고 신고 접수 2분 뒤인 오후 9시33분 소방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오후 9시35분쯤 경찰특공대에도 출동을 요청했다.

관할 지구대 경찰관은 신고 접수 10분만인 오후 9시41분 현장에 도착했다. 같은 시각 B씨는 엘리베이터로 아파트 1층에 내린 뒤 현장을 빠져나갔다. 경찰관들은 B씨의 인상착의를 알지 못했고 주민들이 섞여 있어 B씨를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B씨는 지난 20일 오후 인천 송도 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미리 준비한 사제 총기로 아들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 자택에 시너가 든 페트병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폭발물을 설치한 혐의도 있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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