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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08일 17:35 박정호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 70% 줄었는데…정부 정책 기대에 재활성화 기대↑


거래 급감·김치프리미엄 붕괴…식어가는 국내 가상자산 열기
알트코인 약세에 흔들린 국내 투자자 심리
정책 기대감은 유효…회복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어






국내 가상자산 시장 거래량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친(親) 가상자산 정책을 공언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장기적으로 거래가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8일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6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3억9244만 달러(3조2474억 원)로, 1월 평균 80억6107만(10조 9405억 원) 달러 대비 7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해외 거래소 바이낸스의 거래대금이 약 30%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국내 시장의 거래량 위축이 상당히 심한 편이다.

한국과 해외의 비트코인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김치프리미엄은 5월 중 일시적으로 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2월에 10% 수준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김치프리미엄 축소는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해외보다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국내에서 가상자산에 관한 관심이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는 알트코인의 부진이 지목된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5일 기준 64% 수준으로, 연초 대비 약 10% 상승했다. 이는 알트코인에 비해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임을 의미한다.

국내 투자자는 비트코인보다 알트코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29.7%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비트코인 비중은 54%에 이른다. 반대로 주요 알트코인인 리플(XRP)의 국내 비중은 23.1%로, 글로벌 비중(3.5%)을 크게 웃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 친 가상자산 정책을 강조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 활성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선거 캠페인 때부터 가상자산 투자 기회의 제도화와 안전성을 강조해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청년의 자산 형성을 위해 가상자산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으며,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출범해 가상자산 관련 사안을 전문적으로 다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임명된 점도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는 긍정적이다. 김 실장은 공직 재직 시절부터 가상자산에 꾸준히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2022년부터는 '가상자산 싱크탱크'인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를 맡아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정책 연구에 주력했으며, 각종 보고서와 공개 발언 등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을 지속해서 강조해왔다. 김 실장의 임명이 이 대통령의 가상자산 정책 추진에 속도를 더하고, 국내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이 일시적으로 침체를 겪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회복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망한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시장은 기관투자자의 진입 등으로 일정 수준의 성장 동력을 확보했지만, 국내는 여전히 리테일 중심이며 제도적 기반도 미흡하다"라며 "이로 인해 최근처럼 글로벌 정책 방향을 관망하는 시기에는 국내 거래 위축이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침체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국내외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규제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면 점진적인 회복세로의 전환도 가능하다"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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