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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23일 18:12 류원혜 기자

"못 걸어요" 하반신 마비 연기 25년…보험금 18억 챙긴 70대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병만)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71)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여성 B씨(74)는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는 1999년 6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약 25년 동안 하반신 마비인 것처럼 속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보험급여 총 18억4259만원 상당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1997년 3월 대전 한 공사 현장에서 추락 사고로 두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양하지 마비 등을 진단받았다. 이후 병원 치료로 같은 해 11월부터 지팡이를 짚고 혼자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증세가 호전됐음에도 이 사실을 숨겼다.

이 과정에서 B씨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인 등 4명에게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빌려 이들이 A씨를 간병하는 것처럼 속이고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간병료 약 1억5900만원을 지급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A씨는 산업재해로 실제 하지가 마비되는 상황이 있었고, 일부 증세가 회복됐으나 일상생활에 상당한 제약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정당하게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었던 근로자나 유족에 사용됐어야 할 공적 연금이 부당하게 지출돼 연금 재정 충실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범행이 매우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 점과 피해액이 18억원에 달하는 점, 실제 A씨가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장해급여액과 범행으로 지급받은 보험급여액 차액이 12억원에 달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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