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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세계 1위’ K-면세가 어쩌다…고통 분담 없는 인천공항에 셧다운ㆍ공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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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8월 16일 08:00 배근미 기자 |
| ‘세계 1위’ K-면세가 어쩌다…고통 분담 없는 인천공항에 셧다운ㆍ공멸 우려 |
인천공항과 면세점업계의 끝 없는 갈등 속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느꼈던 어두운 공항 면세점과 텅빈 매대를 다시 한번 경험하게 될까. 면세점업계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임대료 인하'를 두고 민사조정 절차에 돌입하는 등 팽팽히 맞서고 있다. 면세점의 경우 '매장 철수'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공항공사가 면세점과의 상생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코로나 이후 소비·유통 환경 변화로 매출이 줄었다며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인천공항공사 측은 공개 입찰로 확정된 금액을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최근 브리핑을 통해 "임대료 조정은 불가하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28일로 예정된 2차 조정기일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면세점들은 재입찰 시 불이익 등의 패널티를 감수하고 공항 면세점 철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공항공사 측은 이에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항공사 측은 "높은 임대료를 제시해 사업권을 따낸 뒤 적자를 이유로 임대료 감액을 요구하는 것은 입찰의 취지와 공공성, 기업의 경영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라고 맞받았다.
이는 결국 인천공항공사의 수익 감소 뿐 아니라 면세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존 업체들이 철수 후 신규 업체를 대상으로 재입찰할 시 그에 따른 납품업자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 높고 신규 업체들과도 결국 임대료 조정은 불가피하다. 실제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인천지방법원에 제출한 감정서를 통해 두 면세점이 철수하고 신규 입찰 시 임대료가 현재 대비 4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면세점의 실적 하락은 오래 전부터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영국 면세 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가 발표한 글로벌 면세점 매출 순위를 보면 롯데면세점의 작년 매출은 38억4300만유로(약 5조7000억원)로, 전년 대비 11.9% 감소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면세점 순위가 4위까지 뒷걸음질쳤다.
가뜩이나 중국 정부가 자국 면세점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어 국내 면세점 업황은 더 악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27일 중국 정부는 베이징, 상하이 등 6개 지역에서 운영 중인 시내면세점을 광저우, 청두, 선전 등의 도시로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인천공항공사가 국내 공항 면세점을 재입찰할 경우 중국 등 외국기업이 가세해 안방을 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천공항의 면세점 임대료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은 면세점 업황이 호황일 시점부터 대두돼 왔다. 2017년 인천국제공항의 항공수익은 8164억 원으로 총수익의 33.6%에 불과하고, 비항공수익은 1조6144억원으로 전체 총수익의 66.4%로 비중이 매우 높았다. 공항 본연의 항공수익 비중은 2013년 36.7%에서 2017년 33.6%로 비중이 줄어든 임대료 등 비항공수익 비중은 63.6%에서 66.4%로 증가했다.
문제는 돌발변수로 인해 수익이 급감할 경우 기업들이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2017년 당시에도 중국과의 사드 갈등으로 인한 한한령이 불거지면서 면세점업이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업계 1위였던 롯데면세점이 과도한 임대료를 이유로 1869억 원의 위약금을 물고 철수했다. 이는 결국 관련 고용 및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 현재의 신세계ㆍ신라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 간 갈등과 꼭 닮아있는 이유다.
면세점 관계자는 "임대차 계약에서 건물주는 엄청난 갑의 위치에 있다. 그런데 인천공항공사는 매번 반복되는 면세점 임대료 이슈와 관련해 입점업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고통을 분담하려는 자세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국내 어느 기업이 면세업에 진출해 리테일이나 관광 부가 산업에 뛰어들려고 하겠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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